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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ve yourself 내자신을증명하라 /여준영

by sraa 2010. 12. 20.
3주전에 한 마라톤 대회 하프코스 부문에 참가했습니다.
하프코스 쯤이야 쉽게 완주할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출발 하자 마자 문제가 생겼습니다.
3Km 지점에서 왼쪽 아킬레스건 주변이 끊어질 것 처럼 아파서
걷지도 못할 지경이었죠.

결국 그 지점에서 기권하고 말았습니다.

핑계는 100가지도 넘었습니다.

대회 전주 내내 술을 마셨고, 전날 새벽까지 일을 했고, 기록을 의식해서 처음에 너무 무리했고.
….등등.

누군가 제게 마라톤 대회의 결과에 대해  물어봤습니다.

저는 이렇게 대답을 했겠죠

“ 초반에 기록을 의식하고 페이스를 잃은 바람에 기권했어
그렇지 않았으면 완주 하는거였는데 “

그런데 사실 저는 태어나서 하프코스를 완주해 본적이 한번도 없었습니다.
그러니 솔직히 말해 “초반에 기록만 의식안했으면 완주할수 있었다” 는 말은
근거 없는 자신감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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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지고 보면 우린 그 동안 우리가 저지른 모든 실패에 대해
저렇게 대답하고 넘어갔던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대체로 실패실수를 구분 하지 못합니다.
할 수 있는 일할 수 있어 보이는 일을 혼돈합니다.

사실 저는 
“초반에 무리하는 바람에 실패했어” 라고 말 할 수는 있지만
“초반에 무리만 안 했으면 완주 할 수 있었을 거야 “ 라고 말할 근거를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뭐 구태여 따지자면
“잘은 모르지만 초반에 무리만 안 했으면 완주 할 가능성도 없지 않았을거야 ”
라고 해야 정확한 표현일텐데
표현이 어쨌건 무슨상관입니까
저는 제 실패의 원인이 “초반의 무리” 라는 증거를 댈 방법이 하나도 없는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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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만난 99%의 상사와 동료와 친구와 부하직원들은
해보지 않은 일이거나, 사실은 할수 없는 일에 대해
이상하리만치  많은 자신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신감은 때론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는 힘이 되는 약 입니다만

근거 없는 자신감은
“할수 없는 일을 할수 있는 것 처럼 착각하게 만드는 독” 이 될수도 있습니다.

누군가 그랬던가요
“할수 있지만, 하지 않을 뿐이라고 생각하는 일은
사실 할수 없는 일이다”


만일 박지성 선수가 이번 월드컵에서 최고의 활약을 하겠다고 자신하면
우린 경기를 보기도 전에 그의 말을 믿을지 모릅니다.
그는 이미 많은 대회에서 “할수 있다는” 증명을 해보였기 때문입니다.
만일 그가 컨디션이 나빠서 약속과 달리 경기를 망쳤더라도
우리 모두가 “그가 할 수는 있는데 운이 없었을 뿐” 이라고 양해해 줄 겁니다.
그가 그동안 많은 증명을 해보였기 때문이죠.

할수 있는것과
할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그렇게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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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에서 기권한 뒤 3주 뒤인 어제 새벽
저 만의 마라톤 대회를 위해
혼자 한강으로 나갔습니다.

제가 “욕심내느라 실패했다”고 핑계 대던 그 코스 그 자리에서
다시 뛰어 보았습니다.

제가 핑계를 대려고 했던 원인을 제거해 봤습니다.
지난주 내내 술을 자제하고
어저께 무리하지 않고 일찍 자고
기록을 의식하지 않고 천천히 스타트 했습니다. .

26Km를 뛰는데 성공했습니다

21Km를 지나면서 핑계가 증거로 바뀐겁니다.

저는 이제 비로소
3주전에 참가했던 마라톤 대회를 회고하며
“ 초반에 욕심만 안냈으면 완주 할 수 있었는데 “
라고 대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핑계는 그런겁니다.
자신감은 그런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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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그동안 해보지는 못했는데 막연히 할수 있다고 자신하는 일이 있습니까 ?
하지는 못했는데 하지 못할 수 밖에 없었던 핑계거리가 있는 일이 있습니까 ?


증명을 하기 전엔 그 모든 일은 할 수 없는 일이니
빨리 증명을 하십시요 .
근거없는 자신감을 “말”에만 담아 내는데 익숙해 지지 마십시요
"마음만 먹으면 할수 있다 "는 말을 너무 남발하지 마십시요


“그까잇거 대충 하면 되지 않겠어 ?” 하는
근거없는 자신감은
봉숭아 학당 경비원의 유행어로만 남겨 둡시다.

대부분의 경영자는 앞에서 격려해주긴 하겠지만
그런 근거없는 자신감에
잘 속거나 하지는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