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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커머스

자영업자가 소셜커머스(소셜쇼핑)를 논하다.

by sraa 2010. 12. 20.

미국의 그루폰을 시작으로 국내도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고 있으며,

100여개가 넘는  업체들이 난립하고 있고, 낮은 진입장벽으로 앞으로 더 많은 소셜쇼핑업체들이

생겨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이 소셜쇼핑이라는 것이 겉으로는 소비자가 가격을 주도한다, '신 유통문화'라며,

연일각종 매체를 통해서 소개되고 있으며, 그 열풍 또한 이슈거리다.

 

쉽게 말해 기존'공동구매'처럼,  서비스와 재화등을 일정소비자수가 넘으면,

보통 50%에서 최고 70%까지도 저렴하게 공동구매를 할 수 있다는 것인데,

자영업자가 보기엔 심히 걱정이 앞서게 된다.

 

지금이야, 소셜커머스 초기 단계라서, 지역 식당, 서비스 제공 업체들이

뭣모르고, 기존 가격의 50%(소셜커머스 업체 수수료 20%포함)에 다수에게 재화와 서비스를 제공하여,

소비자들에게는 정말 좋을 일이지만,

이 현상이 1년이 지나고, 2년이지나고  장기적으로 본다면, 

규모의 경제를 통하여, 이득을 올릴수 있는 일부 대형업체와 제조업체들은

상관없지만, 지역상권안에서 장사하는 소규모 서비스업체와 식당, 소규모 제조업체들에게는

반갑지만 않을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재료비 원가가 3천원이었던 스파게티를 기존에는 1만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마진 7천원도 세금내고, 이것저것 때면, 별로 남지 않는다.)

그런데, 모 소셜커머스업체에서 이 스파게티를 100명에게  5천원에 판매하고,

소셜커머스업체에 통상 주는 마진인 2천원(20%)을 가져가겠다고 한다.

 

스파게티집 사장은 100명이라는 엄청난 손님과 당장 30만원이라는 목돈(?)이 생기고,

더불어, 손님들이 방문하여 스파게티에 다른 음식도 먹을 것 같아서 계약을 하게된다.

 

스파게티집 사장은 마진이 적지만, 처음에는 손님들이 몰리고,

가게 홍보도 되고, 괜찮은 장사인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기고, 주변 스파게티집에서도

쿠폰을 남발하기 시작한다.

소비자들도 똑똑해지기 시작해서  스파게티집에서 다른 음식을 추가로 먹지않고,

커피따로, 기타후식 따로따로 근처 가게들을 옮겨다니게 되면서, 할인 쿠폰을 사용하게된다.

 

스파게티집 사장은 기존 1만원이었던 스파게티의 가격을 1만원5천원으로 올려서 마진을 조금이라도

늘리려고 한다. 쿠폰의 사용 제약조건도 추가하게 되고, 적은 마진으로 인해, 서비스와 맛에대해 고민하며,

좀더 저렴한 원료들을 찾게 된다.

 

기타 피부맛사지샵등도 처음엔 재미를 봤지만, 쿠폰이 남발되고, 적은 마진에 점점 정상가격을 올리게

되고, 쿠폰을 들고 온 손님들에게는 서비스 수준이 초반엔 좋았지만, 그 수가 늘어날 수록 점점 질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아마 위 이야기는 2~3년 아니, 짧으면 1년 후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문화 콘텐츠나, 소프트웨어처럼 복제가 쉽고, 한번 시스템을 갖추어 놓으면, 이후 생산비가

적게 드는 산업이라면, 위와 같은 소셜커머스의 유통이 어느정도 가능하다.

규모가 큰 제조업체들도 어차피 기존 도매가로 도매상한테 넘기다가, 고객들과 직접 거래를 하게 되니 소셜커머스 유통이 가능하다.

 

그러나, 지역 상권같은 소규모 식당, 서비스 업체들은 지속적인 낮은 마진과, 쿠폰에 익숙해진,

똑똑한 소비자들을 상대하기가 시간이 갈 수록 점점 버거워지게 된다.

어떻게해서든, 가격을 높이거나, 원가를 낮추려고 노력하게되고, 몸만 고되고, 손에 쥐는 돈은

오는 손님들 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지 않을 것이다.

생각해보라.  10명 손님 받고 순이익 7만원 버는게 좋을까? 100명 손님받고, 몇만원도 버는게 좋을까???

 

스파게티 사장도 처음엔 몰려드는 손님에 쾌재를 불렀으리라.

한번 할인과, 쿠폰에 길들여진 사장과 소비자들은 그 마약(?)에서 헤어나올 수가 없다.

쿠폰발행을 안하면, 손님이 끊기고, 쿠폰이 없으면, 소비자들도 찾지 않는다.

이과정에서 누구만 웃을 수 있을까????

소셜커머스업체와 소비자들이다.

 

그러나, 소비자들도 웃을 수 있는 것은 잠깐이다.

 

그루폰의 창립취지는 말그대로 대기업을 상대로한 핸드폰 공동구매였으리라.

 

그러나 그 행태가 점점 소규모 지역 상권에 진입하게 되면서, 빛좋은 개살구가 되어 가고 있다.

 

할인액이 2~30%정도 되어서, 규모의 경제를 통해 기존 마진과 비슷하거나, 어느정도 효과를 보면

다행이지만, 현재의 할인 경쟁은 시간이 갈 수록 소규모 자영업자들에게는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이런식으로 할인 경쟁을 통해 단기적인 물가하락과 소비자들에게는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지만,

자영업자들이 무너지기 시작하면, 경제의 순환측면에서 결국 소비자들에게 피해가 가게 될 것이다.

 

자영업자 사장님들아, 소비자와 유통시장이 똑똑해진다면, 사장님들도 똑똑해질 필요가 있다.

기존 소비자가의 30%로 어찌 먹고 살려고, 서로 경쟁하듯 자기 무덤을 파려고 하는가?

 

그래도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5년 후 늦으면, 10년 후엔, 우리나라는 대기업과 소비자들만 남게 될 것은

불 보듯 뻔한일이다.

 

ps.  이렇게 라도 먹고 살아야지라고 계속 할인경쟁과 쿠폰경쟁을 지속하다보면, 본인만 죽는게 아니라,

물귀신처럼, 옆 가게들도 같이 문닫게 됩니다. 소셜커머스업체들 같은 남좋은 일만 시키고 문닫을 겝니다.

브랜드를 키우고, 차별화를 하고, 할인을 않해도 장사가 잘되게, 연구하고, 노력하십시요? 라고는

말씀 안드리겠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하지 않으면, 자영업으로 살아남기는 힘들겠지요.

그렇다면, 혼자 문 닫으십시요. 여러 사람들이랑 동반자살 하자고 유혹하지 마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