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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인터넷, 모바일 벤처 누가누가 많이 샀나?

by sraa 2013. 5. 8.

http://undertheradar.co.kr/2013/05/08/1-%EC%9D%B8%ED%84%B0%EB%84%B7-%EB%AA%A8%EB%B0%94%EC%9D%BC-%EB%B2%A4%EC%B2%98-%EB%88%84%EA%B0%80%EB%88%84%EA%B0%80-%EB%A7%8E%EC%9D%B4-%EC%83%80%EB%82%98/


인터넷, 모바일 벤처 누가누가 많이 샀나?

최근 정부의 창조경제 열풍과 함께 벤처생태계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엔젤투자에서 시작되어 창업 및 투자 환경에 대한 관심과 함께 하루가 멀다하고 정부 측의 지원책이 쏟아져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 중에서도 투자 회수의 수단으로 인수합병 (M&A)가 활성화되지 못했다는 점이 그간 생태계가 원활하게 돌아가지 못했던 주된 요인으로 꼽고 있습니다. 실제로는 더 많은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겠지만, 인수합병과 관련해서 한국의 상황을 좀 더 사실 기반으로 들여다볼까 합니다.

우선 인수합병이 많이 일어나서 생태계의 문제점으로 인수합병 부족이라는 얘기가 잘 나오지 않는 게임 분야는 논외로 하겠습니다. 주로 서비스를 하는 벤처들을 누가 많이 샀고 소문만 무성했던 인수가격은 어느 정도였는지를 추적하고 정리해보겠습니다. 기간은 최근 5년으로 좁히고, 알 수 없는 합병이나 우회 상장은 제외하고 정상적인 큰 기업들에 의한 인수합병 사례만을 일단 다뤄봅니다.

NHN은 여러 회사를 인수했으나 인수가액이 높지 않은 편입니다. 2009년 윙버스를 24억원에 인수했고 (당시 윙버스 매출액 7억원), 미투데이를 22.4억원 (매출 거의 없음) 에 인수했습니다. 2010년에는 네이버 웹오피스 개발을 위해 사이냅소프트라는 회사에 15억원을 투자해서 30% 지분을 확보합니다. (회사 가치 50억원 수준) NHN은 또한 NBP (NHN비즈니스플랫폼)을 통해서도 인수합병을 진행했는데요. 2010년에는 실시간 웹로그 분석툴을 만드는 업체인 어메이징소프트의 지분 45%를 45억원에 인수하고 (당시 매출 24억원, 당기순이익 9억원, 회사가치 100억원 수준, 2013년 1월 잔여 55% 지분도 모두 인수했다고 공시) 모바일 쿠폰 업체인 이토프의 지분을 신구주 인수를 합쳐 35억원에 인수합니다. 또한 2013년에는 모바일 사업 강화를 위해 브레인펍, 아이커넥트 (캠프모바일 통해) 등의 회사를 인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인수가액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NHN의 그간 인수 사례를 볼 때 30억원 또는 그 이하에서 결정되었다고 추정할 수 있겠습니다. 참고로 까페베네 등의 투자는 NHN이 아닌 투자 자회사 NHN인베스트먼트에서 진행한 것으로 모두 제외하였습니다.

포탈 2위 업체인 다음커뮤니케이션도 나름 꾸준하게 인수합병을 해왔습니다만, 시장에서의 주목도는 매우 떨어지는 편이라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았습니다. 2010년에는 픽스코리아라는 FPS 게임 개발 및 각종 전시를 영위하는 업체의 지분 71%를 35억원에 인수하였으며 (회사가치 50억원 수준), 바코드 및 QR코드 인식과 관련한 기술 및 서비스 업체인 인투모스 또한 지분 67%를 9억원에 인수하였습니다. (회사가치 12억원 수준) 2011년에는 옥외광고 서비스 업체인 핑거터치를 40억원에 인수하였으며, 애드투페이퍼라는 대학생 대상 프린트 광고 업체의 지분 25%를 3억원에 인수하였습니다. (회사가치 12억원 수준) 가장 최근에는 음성인식 기술업체인 다이알로이드를 65억원에 인수했습니다.

통신업체인 SK텔레콤 / SK플래닛은 신규사업 발굴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SK플래닛을 설립한 뒤에 이를 통해 투자 및 인수합병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2011년에는 한국인 부부의 성공사례로 알려져있는 Viki에 178억원을 투자해서 26.2% 지분을 확보하였습니다. (회사가치 680억원 수준, 당시 매출 6억원, 당기순손실 40억원) 또한 2012년에는 모바일 메신저 틱톡으로 유명한 매드스마트를 약 160억원에 인수하였습니다. (인수시 주당가격과 인수 후 유상증자의 주당가격이 다름) 인수합병 건수는 많지 않지만, 그래도 할 때에는 포탈 업체들에 비해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 있습니다.

KT 또한 기술벤처를 중심으로 인수합병을 진행했습니다. 2011년 전에는 벤처 인수가 별로 없다가 2011년에만 2건이 진행되었습니다. 클라우드 기술 업체인 넥스알의 지분 66%를 46억원에 인수하였고 (회사가치 70억원 수준), 동영상 검색 기술 업체인 엔써즈의 지분 35.5%를 159억원에 인수하였습니다. (회사가치 450억원 수준)

벤처 M&A 업계에 혜성같이 등장한 회사가 또 있는데, 바로 소셜커머스 열풍의 진원지였던 티켓몬스터와 위메프, 그리고 카카오톡입니다.

티켓몬스터는 2011년에만 3개 회사를 인수했습니다. 잘 아시는 데일리픽의 지분 100%를 51억원에 인수했고, 아스트릭스라는 기술 회사를 27.5억원에 인수했습니다. 말레이시아에 있는 Integrated Methods 라는 회사의 지분 76%를 6.7억원에 인수하기도 했습니다. 데일리픽과 아스트릭스의 경우에는 현금과 주식이 섞여있는 인수건으로 알려져있어 실제로는 각각 90억원과 70억원 수준으로 추정됩니다.

위메프는 인수합병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낮은 수준의 인수가액을 지불했습니다. 현재 공동대표로 있는 박은상 대표가 원래 운영했던 슈거플레이스라는 회사를 2011년 3억원에 인수했고, 위치기반 서비스를 만들었던 와플스토어 또한 2011년에 5억원에 인수했습니다.

카카오는 벤처 인수합병 시장의 새로운 큰 손으로 평가됩니다. 2011년에는 위치기반 소셜커머스 서비스를 하던 로티플을 51억원에 인수하였고 (당시 매출 4,700만원), 2012년에는 쿠폰모아라는 메타 소셜커머스 사이트를 운영하는 씽크리얼스를 57억원에 인수, 정체가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아이씨유를 5.6억원에 인수하였습니다. 또한 2012년에는 울트라캡숑이라는 대학생 대상 서비스를 하는 업체에 20억원을 투자해 25% 지분을 확보하기도 하였습니다. (회사가치 80억원 수준) 2013년에는 써니로프트라는 업체를 인수했다고 발표했는데, 아마도 30억에서 50억 수준이 아닐까 추정됩니다.

상기 내용은 대부분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계산만 다시 하고 정리를 한 내용인데, 각기 다른 성향을 볼 수 있습니다. 포탈 업체들은 자주 인수하기는 하는데 NHN은 30억원 언저리에 대부분 걸려있는 모습이고, 통신 업체들은 자주 인수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한번 인수할 때에는 100억원 이상의 인수를 진행하곤 했습니다. 소셜커머스 업체인 티몬은 리빙소셜과의 합병 이전에는 매우 공격적인 인수를 진행했었고, 위메프는 상기 언급된 회사 중에 가장 저가에 인수를 진행했습니다. 카카오는 NHN 보다는 높지만 그렇다고 해서 100억원 이상의 인수를 아직은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창업된지 아직 오래 되지 않은 회사 치고는 인수합병에 상당히 유연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은 인상적입니다. 그간 1,000억원 이상의 인수합병은 대부분 게임 분야와 일부 전자상거래 업체의 해외 매각에서만 존재했다는 사실을 돌이켜볼 때, 아직도 인터넷, 모바일 서비스 분야의 인수합병은 갈길이 먼 것 같습니다.